잘못 알려진 일반적인 의학상식

잘못 알려진 일반적인 의학상식

1. 기력이 없을 때는 링게르 한 병

문정주(신천연합병원 가정의학과)

'링게르 한 병'을 맞으러 병원에 오시는 분들이 있다. 주로 손주가 있을 나이의 할머니들이다. 진찰을 하는 의사에게 "하도 기운이 없어서 링게르 한 병 맞으려고 왔다'고 말씀하신다. 어떤 분들은 자식들이 큰 도매약국에 가서 아주 비싼 링게르를 사다 주었다면서 보퉁이에서 수액병을 꺼낸다. 이걸 맞으러 오셨다는 것이다 비싼 것 사셨으니까 집에서 그냥 맞으시지 그러느냐고 슬그머니 물어보면, "의사 양반들 있는데서 맞아야 된다고 자식들이 그랬다'고 하신다.

고혈압으로 진단받고 고혈압약을 처음 먹기 시작하면, 높던 혈압이 점차 내려가면서 기운이 빠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기간을 1∼2주 정도 거치게 된다. 진찰실에서 미리 이와 같은 사실을 설명하고 치료를 위해 거치는 과정이라고 일러드리지만, 어떤 사람은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진찰실을 찾아와서는 "이렇게 기운이 없어서 어떻게 사느냐. 고혈압약은 이 다음에나 먹을 테니 우선 좋은 링게르 한 병 맞고 기운을 되찾아야겠다'고 항의섞인 요구를 들이민다. 그런 사람일수록 혈압은 그저 전보다 조금 내려왔을 뿐 아직도 정상보다 높고 심장도 오랜 세월을 고혈압에 시달리느라 나빠져 있기 십상이니, '링게르'를 맞는다는 것은 참말로 좋지 않은 얘기다.

링게르(수액주사)에 대해 이런 오해가 뿌리내리게 된 것은 한편으로 이해할 만하다. 90년대인 지금은 설사 때문에 죽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60년대까지만 해도 설사(이질)는 우리 나라의 사망원인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 있었다. 그보다 아주 조금 앞 시대에 설사는 폐렴과 함께 최고의 사망원인이었다. 해마다 수만명의 사람이 설사 때문에 목숨을 잃었으니, '설사병이 돌면 아이들이 하도 많이 죽어서 어떤 마을은 시체를 삼태기로 담아냈다' 는 얘기가 그리 먼 옛날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시절에도 병원에 데리고 가서 치료를 받으면 살 수 있었다. 바로 그 '링게르'만 달면 죽어가던 사람이 감겨가던 눈을 치켜올리며 기운을 되찾았다. 딴 병이 아니라 쏟아져 내리는 설사 때문에 심한 탈수에 빠져 몸 안의 수분이 거의 마르고 피속의 미량원소들이 균형을 잃으며 혼수상태로 된 것이니, 일단 혈관으로 수분만 공급해주면 되살아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었다. 너도나도 가난하던 시절, 구멍난 내복과 양말이 예사이던 시절, 밥먹었느냐가 절절한 인사말이던 시절, 의료보험이란 꿈도 꿀 수 없던 시절에는 당연한 일이 아니었다 이미 며칠이나 설사를 해서 심한 탈수로 중환자가 돼버린 사람을 변변치 않은 교통수단으로 병원까지 옮겨야 하고 당시로는 엄청났을 치료비를 어떻게든 낼 각오가 되어 있어야 그 치료, 즉 링게르를 맞을 수 있었던 것이다. 대개의 사람들에게는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마음에 한을 남기며 아로새겨진 기억이란 좀체로 지워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나 아버지의 한서린 넋두리를 귀아프게 듣고 자란 자식들의 마음에도 고스란히 각인된다.

링게르를 맞고 싶어하시는 할머니를 마주하며, 나는 오늘도 설명을 시도해 본다. 늘 같은 얘기지만, 듣는 사람에게 보다 더 쉬운 설명문구를 만들어내고자 노력해 본다.

"요즘은 집집마다 웬만하면 상하수도, 냉장고, 가스레인지, 게다가 수세식 변소를 갖춰서 옛날 같은 설사병이 없지요. 또 설사를 한다 해도 그저 조금씩 하루 이틀 하는 정도죠. 그런데 옛날에야 그랬나요. 변소에 있던 파리들이 부엌을 드나들고 우물에도 틈새가 있어서 변소물이 스며들고, 그래서 무서운 설사병이 많았죠. 설사병 걸리면 그야 링게르가 최고죠 그거 안맞으면 큰일나죠. 링게르는 그런 때 맞는 거랍니다. 지금 같은 때에 맞으면 주사 맞으면서 그대로 오줌으로 나가버려요. 비싼 돈내고 물한잔 마시는 거랑 같은 거죠 뭐."

2. 피로할 때는 드링크 한 병

임철균(우리가정의원)

의원을 열고 나서 만난 환자 중에 40대 심OO씨라는 운전기사분이 있었다. 개원 초 환자가 많지 않았던 시절, 자주 진료실을 방문했던 그 분과는 자연스레 이야기 시간이 많아졌고, 진료실을 방문했던 주된 목적이었던 만성피로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 동안 생업에 종사하면서 쌓이는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흔히 얘기하는 드링크를 많이 애용하던 분이었다.

어느 날 종합검진을 받고 싶다고 내원했던 심씨는 병력청취와 진찰이 끝나고 만성피로의 원인이 될 만한 주요원인이 스트레스라고 하는 진단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검사를 원하여 소위 말하는 종합진단을 받게 되었다. 다행히 검사결과는 모두 정상이었다. 검사 결과와 함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적절한 운동요법, 대화, 그리고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금하는 생활습관의 변화를 권하자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돌아서던 그 분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후로도 가끔 진료실을 방문하였던 그 분은 음주량을 줄이고 담배를 끊었고 틈나는 대로 운동-배드민턴-을 한 덕분으로 몸이 점점 좋아졌다고 하였다.

3∼∼40대 직장인들이 흔히 걱정하는 만성피로의 주요원인은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만성피로는 방송광고에 흔히 등장하는, 또한 우리 나라 제약회사의 매출액 1, 2, 3위를 석권하고 있는 드링크로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종합검진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드링크에 들어 있는 성분을 한번 꼼꼼히 본 사람은 알겠지만, 사실 몇 가지 비타민에 아미노산, 카페인 등 별 약효가 없는 성분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런 것으로 피로가 해결될 수는 없다.

만성피로는 대부분이 사회생활과 가정에서 쌓이는 스트레스와 과로에서 온다. 그 때문에 자신에게 적절한 해결방법을 찾기 위하여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특별한 내적, 외적인 스트레스나 과로가 없어도 오는 피로는 더더욱 드링크류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질병이 연관되어 있는지에 관해 반드시 의사의 진찰과 상담이 필요하다.

아직도 방송광고에서 피로할 때는 XX드링크 한 병이나 XX영양제를 권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국민들이 만성피로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3. 손이 저릴 때는 혈액순환제

강영석(강영석내과의원)

지방에 사시는 먼 친척이 얼마 전에 심한 당뇨병과 그 합병증을 앓다가 돌아가셨다. 전쟁중에 남편을 사별하고 억척스럽게 생활을 꾸미셨던 분이었다. 아들 딸 다 키우고 생활이 펴지고 나서도 열심히 시장에서 장사를 하셨다. 그 분은 몸이 여기저기 불편하여도 병원가기를 한사코 마다하셨다. 기운이 없다 하여 주위사람을 시켜 보약을 지어오게 한다거나, 영양제를 집에서 맞고, 두통이 있으면 진통제, 손발이 저리면 혈액순환제하는 식으로 당신이 이것저것 알고 있는 상식으로 약을 사다가 먹곤 하였다. 아들, 며느리가 심상치 않다 하여 근처 병원에 입원시킨 후에야 비로소 심한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불과 몇 년전의 일이다. 그 후로도 그 분은 의사가 권고하는 지속적 당뇨조절을 도무지 귀찮고 못미덥다 하여 전과 같이 지내셨다. 결국 멀리 떨어진 나의 진료실까지 아들, 며느리의 강권에 의해 오시게 되었다. 검사 결과 당뇨증세가 상당히 심하였다. 시력도 나빠졌고 엄지발가락이 썩는 등 합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그분에게 무엇보다 당뇨조절이 중요하다고 설명을 해드리고 집근처 병원에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득을 하였다. 물론 그곳 의사에게 부탁의 글도 써서 보냈다.

이런 경우는 환자가 고집스러워서 일어나는 드문 경우라고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손이 저리다고 호소하면서 혈액순환제를 장복하여도 증세가 영 호전되지 않는다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의외로 자주 볼 수가 있다. 좋은 혈액순환제를 처방해달라는 부탁을 하는 분도 있다 손발이 저리는 증세는 혈액순환장애가 그 모든 원인이겠는가?

이렇듯 현대의학에 대한 어설프고 잘못된 상식의 원인은 과연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첫째로 오늘날 무책임한 매스컴의 의약품광고가 그 원인의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지 않은 채 투약행위를 할 수 있는 현재의 양방 의료제도도 그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보건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어릴 때부터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바른 건강관과 생활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이루지지지 않아 그릇된 건강지식이 만연하게 되는 것이다. 의학적인 측면에서 손이 저리는 원인은 뇌를 포함하는 신경계, 순환계, 골격계, 내분비계 등 은 말할 필요도 없고 심지어 심리적 요인으로도 올 수 있다. 그러므로 손이 저린다고 해서 혈액순환제로 간단히 치료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매스컴의 의약품 광고에 단순히 의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덧붙여서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광고문구의 구호는 즉시 그 순서가 바뀌어져야 할 것이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로 말이다.

양방과 한방에서 사용하는 말들의 개념은 모두가 같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한방에서 몸에 열이 있다는 말의 뜻과 양방에서의 그 말의 뜻이 꼭 일치하지는 않는 것이다. 잘못된 의약지식이나 약에 대한 과신은 건강에 결코 이로울 수 없으며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정확한 진단이 있고 나서야 치료를 받는 관행이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4. 설사를 하면 굶는 게 최고

박성신(박성신내과의원)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설사' 또한 자세한 병력이 진단과 치료를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시작된 지 하루 이틀 정도의 급성설사가 있는가 하면 수주일 혹은 수개월된 경우도 있다.

급성설사인 경우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대개는 수일 이내에 저절로 낫는다. 이럴 때 장의 흡수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음식물을 섭취하면 설사를 더 유발시킬 수가 있으므로 식사를 제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모든 피로가 그렇듯이 모든 설사에 일률적으로 물도 안마시고 굶으면 좋다는 것은 아니다.

급성설사에 동반되는 현기증이나 피로감등 장애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은 수분과 전해질의 급격한 손실 때문인데, 콜레라처럼 심한 설사를 하는 경우에는 시간당 1리터까지의 손실도 가능하다. 우리 인간의 몸은 그 무게의 약60%가 수분이고 그 중 1/3이 세포 바깥에 존재하는데 그 중에는 약5리터의 혈액이 포함된다. 설사를 심하게 하면 일차적으로 혈액의 수분과 전해질이 소실되는 것이니, 심한 설사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를 들면 몸무게의 10%에 해당하는 5∼6리터의 손실이 있는 경우 실신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설사시에는 굶을 것이 아리라 탈수현상을 막기 위해 수분과 전해질 또는 염분(물 1리터당 소금 3∼5그램 十 설탕 30∼50그램)을 설사의 양에 따라 필요한 만큼 보충해야한다. 이럴 때 입원여부는 의사의 판단을 따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별 이유 없이 설사가 2주일 이상 오래 지속되고 체중이 줄거나, 급성인 경우에도 고열이 지속될 때는 반드시 설사의 원인을 찾도록 하여야 한다. 설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탈수에 대한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다. 이 경우에 소위 링게르를 맞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수분-전해질 용액을 만들어 마시는 방법도 있다. 또 한 전해질 음료수나 단순한 물을 마시는 방법도 불충분하지만 탈수의 교정에 도움이 된다. 즉 굶는 게 최고라는 생각은 잘못된 지식이다.

5. 변비엔 변비약이 최선

전태희(경기도 연천군 보건의료원)

30대 중반의 여자분이 진료실에 찾아와서 다짜고짜 말하기를 변비로 아랫배가 불편하고 기분이 좋지 않다면서 장세척제를 주든지 아니면 관장을 해 달라고 했다. 어떤 원인에서 생긴 변비이기에 30대밖에 안된 젊은 아주머니가 벌써부터 설사제에 의존하고 있을까 안타까웠다. 관상을 보니 근심 걱정이 가득한 채 몹시 피곤해 보였다.

그래서 집안에 걱정이 있는지와 변비는 언제부터 시작되어 어떻게 치료해 왔는지에 대해 물었다. 두 아이를 둔 엄마로서 2년전쯤 남편이 속을 썩이기 시작한 이후부터 화가 치밀고 만사가 귀찮아지면서 변비가 생기기 시작하여 동네약국 등에서 관장을 하거나 설사제를 먹고는 했다고 한다. 최근에 들어서는 변비약을 사용하지 않으면 아랫배가 불편하고 기분이 영 좋지 않아 설사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점차 사용횟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장세척도 몇 번 했다고 했다.

나는 이 아주머니의 심정과 상황을 이해하고 이번 기회에 근본적인 치료를 환자분과 함께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말하였다. 아주머니께서 이처럼 설사제에 습관적으로 의존하여 그때그때 변비를 해결하면 남은 여생 동안 계속해서 설사제를 상용하셔야만 되고 점점 더 악화될 것이니, 지금부터라도 제가 도와드릴 테니 아주머니 스스로가 변비에 대한 자가치료자가 되시라고 말씀드렸다.

우리 몸의 장기능은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고 있으므로 심리적인 상태에 매우 민감하다.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는 장의 운동이 리드미컬한 연동운동을 하면서 직장에 일정 정도의 대변이 축적되면 변의를 느끼게 되어 보통 하루에 한 번 정도의 대변을 보게 된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이 흥분하거나(경련이 일어나거나), 아니면 반대로 기능이 떨어져 변비가 생기게 된다. 또 어느 곳에 신경이 몰두해 있거나 직장생활에 쫓겨 변의를 느끼지 못함으로써 변비가 생긴다. 일단 변비가 생기면 장점막이 이완되어 변의를 느끼는 정도가 약화되며, 설사제 등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장기능을 약화시켜 변비가 더욱 악화되는 과정을 밟는다.

이러한 설명을 들은 아주머니는 미래에 대해 약간 불안해 하면서, 앞으로는 못견딜정도로

변비가 심하지 않으면 변비약을 되도록 삼가하면서, 다음과 같이 스스로 자가치료자가 되기로 약속했다.

(1) 스트레스를 줄인다. 필요하면 이완, 명상요법 등을 이용한다.

(2) 규칙적인 식생활을 한다 하루에 가능한 정기적으로 3번 먹도록 하며, 부피가 많은 음식,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도록 한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무줄기, 콩, 현미)을 먹으면 장운동을 촉진시켜 배변이 잘 된다.

(3) 변의를 참지 말고,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갖도록 한다. 예를 들어 아침을 먹고난 후에는 꼭 화장실에 간다.

(4) 물을 충분히 먹어 장의 내용물이 잘 통과하도록 한다.

(5) 적당한 운동은 장운동을 활성시킨다. 특히 직업상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는 사람은 대장의 기능이 저하되어 변비가 오기 쉬우므로 온몸을 움직일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배를 문지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6) 변비 때문에 참기 어려울 때는 의사와 상의하여 제한적으로 설사제의 도움을 받는다. 이때에도 설사제 중 장기능을 저하시키지 않으면서 대변량을 많게 하여 쉽게 변을 보게 하는 섬유질성 설사제가 바람직하다.

참고로 변비란 정확한 정의는 없으나 하루 대변량이 30g 이하이거나 횟수가 주 2회 이하인 경우를 보통 말한다. 특히 살을 빼거나 숙변을 제거하기 위해서 사용되고 있는 장세척제는 일반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의심스러우며, 게다가 본인의 생생한 장기능을 망가뜨리는 부작용이 더욱 무섭기에 삼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이 있다. 변비약으로 손쉽게 변비를 치료하다가 습관화되어 장의 기능을 망가뜨리게 된다. 생활속에서 생긴 변비는 생활속에서 해결하여 변비제 없으면 대변을 못보는 불행이 없도록 하자.

6. 어지러우면 빈혈이다.

송윤미(단국의대 가정의학과)

"어지럽다고 했더니 아들이 빈혈약을 사다 주어서 먹고 있어요." 특별한 이상증세가 없이 건강검진을 받으러 오신 50대 후반의 아주머니에게 혹시 지금 드시는 약은 없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다. 어지럼은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지럼 자체를 빈혈기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할 만큼 어지럼은 빈혈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대부분이 어지럼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한 진찰은 회피한 채, 스스로 빈혈이란 진단을 내리고 빈혈약으로 알려진 철분제제를 사다 먹기 일쑤이다.

실제로는 어지럼증 중에서 빈혈이 원인인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연구조사에 의하면 어지럼의 약 5%만이 빈혈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설령 빈혈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지럼증상만을 나타내는 경우도 그리 흔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어지럼을 곧바로 빈혈로 연결시켜 빈혈약을 먹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어지럼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빈혈로 인한 어지럼증은 그리 많지 않다. 어지럼증은 뇌, 특히 뇌간부위가 일시적인 허혈상태(혈액공급이 부족한 상태)에 빠짐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뇌에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공급에 지장을 주는 각종질환으로 인하여 생길 수 있다.

비교적 흔히 경험하는 것으로 기립성저혈압이 있는데, 이 경우는 누워 있다 갑자기 일어나 앉거나, 앉아 있다 갑자기 일어설 때 뇌의 위치가 급격하게 낮은 데서 높은 곳으로 변동되면서 뇌의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되어 어지럼이 생긴다. 뇌에 피가 잠시동안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것이다. 기립성 저혈압은 자율신경계 조절능력이 감퇴되는 노령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로 노인의 어지럼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외에 심한 불안상태에서 과호흡을 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이 증가하고 혈액내 이산화탄소가 감소되면 뇌혈관이 수축되어 어지러워지는 경우도 있다. 뇌혈관이 수축되면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되고 자연히 산소공급이 줄어들어 어지럼이나 아찔한 느낌,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생기고 심한 경우에는 쓰러지기도 한다. 또 다른 중요한 원인으로는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 등이 있다.

뇌의 산소공급 부족 외에 우리 몸이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이(內耳)에 이상이 있을 때에도 어지럼과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이 때는 대개 고개를 움직이는 것이나 자세변화 등에 의해 어지럼이 심해지며 단순히 '어지럽다'고 느끼기보다는 '주위가 빙빙 돈다' 거나 '걸음도 제대로 못 걸을 정도로 불안정하다' 거나 '귀가 먹먹하고 소리도 잘 안들린다' 고 느낀다.

어지럼의 대표질환처럼 생각하고 있는 빈혈은 우리 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전달자 역할을 하는 혈색소가 감소된 병이다. 혈색소의 감소가 심하지 않을 때는 별 증상을 나타내지 않다가, 정도가 심해지게 되면 어지럼만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니라 두통, 귀울림, 가슴 두근거림, 운동후 숨이 참, 식욕감퇴, 소화불량, 생리량의 변화와 같은 다른 여러 가지 증상이 같이 나타난다. 따라서 어지럼만 가지고 빈혈진단을 내리는 것은 속단이다.

설령 어지러이 빈혈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하더라도, 빈혈은 혈색소를 충분히 만들지 못하거나 아니면 만들어진 혈색소를 어디론가로 빼았기기 때문에 생기는 병이다. 따라서 빈혈이 의심된다고 곧바로 빈혈약을 사먹어서는 안되고 근본 원인을 알고 그에 따를 치료를 해야 한다. 원인은 모른 채로 빈혈약만 먹고 있을 때에는 암이나 결핵과 같은 질병의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일시적으로는 빈혈이 치유된다 하더라도 곧 다시 재발한다. 또한 흔히 어지럼을 없애기 위하여 먹는 빈혈약은 철분제제인데, 이는 빈혈 중에서도 철(鐵)결핍성빈혈의 치료에만 도움이 되고 다른 원인에 의한 빈혈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지럼을 느낀다고 그것을 빈혈로 속단하여 빈혈약을 먹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반드시 그 근본원인을 찾아서 그에 따른 치료를 밭는 것이 바람직하다.

7. 몸이 부으면 콩팥에 이상이 있다.

송윤미(단국의대 가정의학과)

항상 산뜻해 보이던 얼굴이 어느날 푸석푸석 해지면 깜짝 놀라서 '혹시 몸에 무슨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닐까, 신장에 이상이 있으면 붓는다던데….' 라고 생각한 경험을 가진 분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그 불안이 심해져서 정말 진찰을 받기 위하여 병원을 찾는 분도 많다. 그런데 막상 병원에서 피검사, 소변검사 해보아도 별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도 진료실에서 가끔 그런 환자들을 대한다. 어떤 분은 이미 다른 병원을 방문하여 종합적인 검사를 다 받은 적이 있고 어떤 분은 신장검사만도 벌써 여러 차례에 걸쳐 해보았는데 그때마다 아무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가끔 몸이 붓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아 텔레비전에서 선전하는 대로 네000 라는 약도 먹어보고 이뇨제도 먹어보았는데 증상이 사라지질 않는다고 하신다.

몸이 부을 때 신장병을 먼저 떠올리는 것은 우리나라사람들이 신장병을 심각한 병으로 생각하는 것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신장병이 심각한 병이라는 것이 전혀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예를 들면 만성신부전 같은 병은 아주 중한 병이다. 전에 혈액투석이나 신장이식수술이 안되던 시절에는 만성신부전 환자들은 요독증에 시달리다 죽어갔다. 그런 것이 가능해진 요즘에도 경제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이런 치료를 받는다는 것이 쉬운 문제가 아니다. 오늘날에도 치료과정에 매우 많은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신장질환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몸이 붓는 것은 모두 신장질환 때문이라는 것은 잘못된 지식이다. 몸을 구성하는 성분을 보면 체중의 거의 50∼60%가 수분인데, 그 중 2/3는 몸의 기본구성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세포내에 있고 나머지 1/3만이 세포 밖에 있다. 세포외 수분의 25%는 혈장성분으로 혈관내에 있게 되며 나머지 75%는 혈관 밖의 간질에 있게 된다. 붓는다는 것(부종)은 혈관밖 간질에 있는 체액성분이 증가하는 것으로 대개 부종이 있기 전에 체중증가가 일어난다.

부종이 생기는 이유는 만성영양결핍에서 보듯이 혈관내로 수분을 끌어들이는 데 주요 역할을 하는 혈장단백성분이 감소하거나, 간이나 심장질환으로 인하여 혈관내의 압력이 증가하여 혈관내의 수분이 간질로 빠져나갈 때, 혹은 특발성 부종(의학에서 특발성이란 특별한 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경우에 쓰는 말이다)에서처럼 혈관의 수분투과성이 증가하여 혈관내 수분이 간질로 빠져나갈 때 생긴다 이처럼 몸이 붓는 것과 신장병이 무관한 것은 아니나 여러 가지 다른 원인들이 부종을 초래함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환자를 보면 짠 음식을 섭취한 후에 일시적으로 생기는 부종이 왜 많다. 그외에 특발성 부종으로 생각되는 경우도 많다. 많은 사람이 걱정하듯이 신장병으로 인한 부종은 매우 드물다. 더구나 다른 증상 없이 몸이 붓는 것만 나타나는 신장병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고로 특발성 부종은 여자에게 주로 생기며 생리주기 등과 연관지어 일시적으로 심해졌다 좋아졌다를 반복하며, 아침 저녁간의 체중변화가 심한 것을 특징으로 한다. 특발성 부종은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검사를 해보면 신장기능이나 다른 신체기능에 이상이 없고, 염분섭취를 제한하거나, 오랫동안 서 있는 것을 피하고, 탄력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좋아진다.

따라서 몸이 붓는다고 느끼면 무조건 불안에 떨면서 같은 검사를 반복해서 받아본다거나 불필요한 약을 사서 먹기보다는, 실제로 부종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부종이 확실한 경우에는 그 정확한 원인을 찾아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욱 좋은 방법이다.

8. 동상, 차가운 것은 차가운 것으로 푼다.

황인홍(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에 동상이 맹위를 떨치던 시절이 있었다. 겨울만 되면 손이나 발, 귀 등이 벌겋게 부풀어 오르면서 아프기도 하고 가렵기도 한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절단을 하게 되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주위에서 동상으로 고생하는 사람을 별로 볼 수가 없다.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주거환경을 비롯한 환경조건과 영양상태의 개선 등도 동상완화에 한몫을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런데 이렇게 동상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어 갈 무렵에 스키, 스케이팅, 등반등 겨울철 레저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다시 동상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생기는 요즘의 동상은 과거의 동상과는 달리 몇 가지 주의사항만 지키면 쉽게 예방할 수 있고, 또 증상도 비교적 가벼워서 초기의 간단한 치료로 회복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상식을 꼭 가져야 하겠다.

동상이 생길 때 체내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두 가지의 기전으로 발생한다 하나는 추위에 노출된 부위의 혈관이 손상을 받아 피속의 액체성분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감으로써 결과적으로 혈액내에 고형성분이 많이 남게 되어 혈관이 막히는 기전으로, 이렇게 되면 막힌 혈관의 말단부위는 혈액순환이 차단되고 결국 조직이 죽게 되는 기전이다. 두 번째로는 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부위에 작은 얼음 덩어리가 생겨나면서 세포를 파괴하는 기전인데 이 두 가지 기전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조직을 파괴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이런 과정을 밟게 되는 직접 원인은 추위, 즉 주위와의 온도차이에 의한 국소적인 저온에 의한 것이다. 동상이 잘 생기는 부위는 추위에 쉽게 노출이 되고 부피에 비해 피부의 면적이 넓은 손, 발, 귀, 코등이 된다. 또 체온이 떨어질 수 있는 조건이 되면 동상이 더욱 쉽게 생기는데 예컨대 몸에 물이 묻어 있으면 물의 증발에 따라 열을 빼앗겨 체온이 낮아져 동상이 잘 생기고, 몸을 많이 움직이면 몸에서 열이 발생하여 체온이 증가하므로 동상을 막아주게 된다.

그러면 이러한 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여야 할까. 이론적으로 가능한 동상의 발생경로를 모두 차단시키면 되는데 이러한 방법의 첫 단계가 우리 몸에서 열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즉 외부의 바람이 몸에 닿으면 대류작용에 의해 체온을 많이 빼f앗기므로 방풍을 할 수 있는 의류 장비를 갖추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 필수적인 예방책이 되는 것이다. 또 물기는 증발할 때 주위로부터 열을 많이 빼앗아 가므로 젖은 의복이나 장갑 등은 절대 피해야 한다. 한편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동상의 위헌이 있는 경우에는 절대금기이며, 음주 역시 열 을 많이 손실시키므로 금하는 것이 좋다.

일단 동상에 걸린 경우의 치료법을 알아보자 동상치료의 기본원리는 혈관을 이완시켜 혈액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세포 사이의 결빙을 풀어 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면 어느 것이나 치료로써 가능한데 가장 좋은 방법은 동상부위를 즉시 40도 정도의 물에 20∼30분간 담가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다.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나 민간요법에서 말하는 소위 차가운 것은 차가운 것으로 푼다는 이론은 별로 근거가 없는 말이다. 동상부위를 눈 속에 집어넣거나 차가운 물에 담그는 등의 방법은 잠시 통증을 억제하는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동상을 오히려 악화시키며, 손으로 비비거나 맛사지하는 방법도 별로 효과가 없고 오히려 피부의 손상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동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포(물집)가 생기게 되는데 이러한 물집은 터뜨리지 말고 그대로 두는 것이 안전하며 통증이 심한 경우에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은 해가 되지 않는다. 또 동상부위는 가능한 한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동상부위는 감각이 둔해져서 위험을 피하지 못하고 손상을 입기가 쉬우며 일단 손상을 받으면 정상부위에 비해 잘 낫지 않고 2차 감염이 잘 발생하므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9. 속이 쓰릴 때는 우유가 최고

김철환(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속이 쓰릴 때 우유를 먹으면 좋아지는 것은 약알칼리성인 우유가 위에 있는 산을 희석 또는 중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속이 자주 쓰린 사람 중에는 속이 쓰릴 때마다 우유를 마시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이는 나름의 근거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우유가 일단 위산을 중화시키고 속 쓰린 것을 좋게 할 수는 있어도, 우유는 곧 다시 위산의 분비를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유를 마시면 일단 증상이 좋아지지만 얼마 후 다시 위산이 많이 나오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속을 더 쓰리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속이 쓰릴 때마다 우유를 많이 마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소화성궤양(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이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소화성궤양이 있는 사람이 속이 쓰릴 때마다 우유를 마시는 것은 좋지 않으며, 더구나 자기 전에 우유를 마시는 것은 금기이다 왜냐하면 밤 사이에 위산분비를 늘려 궤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런 사람이 우유를 전혀 마시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원인을 알고 치료를 시작하면서 하루 한두 잔의 우유를 마시는 것은 상관이 없는 일이다. 다만 속이 쓰릴 때 습관적으로 우유를 마시거나 자기 전에 마시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사람에게 가장 흔한 암은 위암이다. 따라서 40세 이상의 성인이 속이 쓰리거나 식사후 불편한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위내시경검사나 위투시검사를 받아야 한다. 제산제나 우유 등으로 속쓰린 것을 달래면서 지내다가 더 이상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암이 진행된 후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1∼2개월 동안 제대로 약물 치료를 해도 속 쓰리는 증상이 계속될 때는 위내시경 등을 통하여 원인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10. 속이 쓰리면 위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야 한다.

황인홍(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도시의 직장인은 대단히 고달프다 아침저녁으로 끔찍한 교통지옥에서 시달려야 하며, 이런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아침에 눈을 뜨기가 바쁘게 서둘러야 하고, 겨우 직장에 도착하면 여러 가지의 일이 기다리고 있어 이를 부드럽게 처리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며 여러 사람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 그런가하면 근무시간이 끝나도 할 일이 아직 남아 있기 일쑤이며 또 퇴근 후에도 여러 가지 일(?)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건 역경을 지나 겨우 귀가를 하여도 편안히 휴식을 취하기까지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 집안을 이끄는 가장으로서 할 일이 또 있으니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휴식시간이란 거의 없고, 정말 지치는 생활의 연속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신체적으로 어디 한군데쯤 아픈 곳이 생기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고 이렇게 해서 나타나는 증상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소화기 증상 즉 흔히 말하는 위장장애이다.

식사 후에는 속이 거북하고, 그렇다고 밥을 먹지 않으면 속이 쓰리고, 변비가 생겨서 고생을 하는가 하면 또 어떤 때는 아랫배가 아프면서 묽은 변을 보기도 한다. 더구나 이런 증상이 오랫동안 심하게 계속되면 병원에 가서 입원이라도 하겠는데 심할 때는 아주 고통스러우면서 어떤 때는 전혀 아무런 증상이 없이 멀쩡하고 그러다가 직장에서 속이 상해 술이라도 한잔하게 되면 여지없이 다시 재발되는 식으로 몇 년간 악순환을 한다. 그래도 병원에 가기가 쉽게 마음이 내키지 않아 그냥 지내다 보니 불안하다

그래서 마침내 큰 결심을 하고 병원에 가서 위 사진도 찍고 내시경도 하였는데 검사결과는 정상이라고 한다. 아니, 정상이라니. 정상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답답하다. 내가 지금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이런 것이 정상이라면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아마 검사가 잘못되었을거야 하면서 다른 병원을 찾아가서 똑 같은 검사를 받아보지만 매한가지다.

의학적으로는 이런 병을 통칭하여 기능성위장장애, 혹은 기능성위장염이라고 한다. 이 병은 앞서 말한 소화기의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면서, 위나 장 등의 소화기관의 형태에 아무런 이상이 없을 때 진단하는 병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형태적인 이상이란 궤양이나 암처럼 소화기관의 모양이 변형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앞서 검사상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은 이런 형태적인 이상이 없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것을 종합하여 말하면 기능성위장장애라는 병은 소화기관의 모양은 정상이면서 본래의 기능인 소화작용에 이상이 생긴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병이 나타나는 기전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 병은 소화기관의 운동능력에 이상이 온 것으로 정상적으로 운동을 해야 할 곳에서는 운동을 하지 않고, 어떤 부분에서는 과다한운동이 일어남으로써 생기는 것이다.

이런 병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대개 주위의 스트레스가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것에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이 병을 가진 사람들이 병원에 갔을 때 흔히 신경성이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 이 신경성이라는 말이 바로 정신적인 원인에 의한 것, 즉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의해서 생긴다는 의미인 것이다.

병이 생기는 원인이 이런 것이므로 이 병의 원인적인 치료는 당연히 스트레스를 없애주는 것이어야 하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주위환경을 자신의 뜻대로 조절한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위장의 기능을 개선시켜 주는 약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인데, 그 전에 식사와 관련된 생활습관을 바꿔보는 것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우선 식사는 가능한 한 부드러운 음식을 위주로 하고 조미료의 과다한 사용을 피하도록 하며, 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하고 과식을 금해야 한다. 그리고 커피나 담배, 술 등의 기호품을 되도록 억제하도록 하고, 식사시간을 길게 잡아 여유있고 편안한 식사가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생활습관을 바꾸어 보고 그래도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이제는 병원에서 권유하는 악으로 치료를 하여야 한다.

이 병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악화되거나, 다른 나쁜 병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없으므로 여유있는 마음가짐으로 차분히 치료를 하면 쉽게 좋아질 수 있는 질병이다.

by 약초마을 | 2009/03/16 18:46 | 의학정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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